드라마 전차남 11편을 지난 주에 모두 봤다. 한국이던 일본이던 드라마라는 것 자체에는 별로 흥미를 갖지 않지만, 전차남 이야기가 실화이고 그 생생한 현장이었던 게시판이 그대로 캡춰되어 책으로 출간되고 이 소설같은 실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드라마도 기필코 보리라 해서 구해봤다.
만화로도 나오고 영화로도 개봉했는데 만화나 영화는 책의 이야기를 가급적 그대로 옮긴데 비하여(아, 영화는 아직 안봤지만 그렇게 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책에서 전차남이 에르메스와 닮았다는 연예인이 영화에서 에르메스로 나오기도 하고)
드라마 전차남은 실화의 소재만 빌어와 재창작된 작품으로 실제 전차남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책에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들과 에피소드만 활용되었을뿐 에피소드 자체도 새롭게 재구성되어 (물론 비슷하게 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창작된 드라마라는 것.
그리고 드라마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책에는 전혀 없는 주인공과의 갈등, 훼방꾼, 보다 극적인 묘사 등.....
게다가, 국내드라마에서 많이 등장하는 소재인 "신데렐라 이야기"로 이야기의 큰 축까지 바꿔버렸다. 지금까지 드라마에 등장하는 신데렐라들과 차이점이라고는 재벌집아들+가난한집 여자라는 공식이 볼품없는 남자+재벌집여자는 역할만 뒤바뀌었을 뿐...
실제 전차남 이야기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다. 살아온기간=솔로인기간인 여자에 답례전화 한통 못할 정도로 벌벌떠는 남자가 네티즌들의 도움을 입어 성장해 가고 스스로도 발전하면서 결국 미모에 전문직 여성인 에르메스와 사랑에 골인한다는 내용.
그것은 단순히 서로 맞지 않는 두 남녀가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전차남 스스로가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꾸준한 노력으로 에르메스에 걸맞는 남성이 된다는 이야기니까...
그럼 드라마만 보았거나 책만 읽은 사람들을 위하여 몇가지 실제 전차남 이야기와 드라마 전차남의 차이를 말하고자 한다.
1.드라마의 전차남은 상당히 바보스럽고 어리버리하다. 물론 실제 전차남도 그랬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실제 전차남은 뒤로 갈수록 말하는 것도 세련되어지고 여유를 부리기도 하는등 자신을 성장시킨다. 하지만, 드라마 전차남은 끝까지 가도 변하는 게 없다. "노력"한다는 것은 실제와 드라마가 같긴 하지만...패션을 제외하고 드라마전차남의 행동등은 발전이 없다.
2. 전차남과 에르메스와의 갈등. 실제 전차남 이야기에서는 둘 간의 갈등적인 요소는 없다. 다만, 전차가 에르메스에게서 사랑을 쟁취해나가는 이야기가 물흘러가든 흘러갈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에르메스를 만나면서 차츰 둘 사이의 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을 묘사.
드라마 전차남은 잘되다가도 "어떤 사소한 계기"(이것이 드라마적인 요소겠지만)로 에르메스와 갈라진다. 그러다가, 전차남이 매달려서 도로 가까워지고...그러다가 또 멀어지고...드라마 전차남이 실제 전차남보다 고생은 한 100배는 더 하는 것 같다.
실제 전차남은 발전되어가는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이야기 드라마 전차남은 갈등을 극복하며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실제 전차남은 이러한 갈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감동적이라는 것이다. 드라마처럼 갈등이 존재하지 않아도 이야기는 감동적으로 그려질 수 있다.
3. 등장인물. 실제 전차남은 전차남과 네티즌들의 대화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에르메스 주변인물들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 동생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부모님이 이혼한 사실도 없고, 에르메스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오빠(훼방꾼)도 물론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세번째 만남에서의 친구등장과 집에 갔을때 어머니를 만난게 주변인물의 전부.(실제 이야기에서 전차의 사랑을 방해물은 전차 스스로의 용기부족이었을뿐.) 하지만 드라마 전차남에서는 에르메스엔 정말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또한,실제전차남에서는 전차남의 주변인물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부모건 친구건 가족이건... 에르메스와의 만나는 이야기인데 다른 사람이 등장할 필요가 없으니까.
4. 닭이야기. 전차남에서는 전차남이 데이트를 하러 간 사이에 네티즌들이 수다떨며 기다리는데 누군가가 사이트 하나 올려놓고 거기에 모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닭사이트라고 해야하나....카메라로 촬영한 닭이 한마리 서 있고 빈칸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에 반응하여 닭이 행동하는 사이트.
책에서는 네티즌들이 이 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전차남의 성과보고에 폭격을 받는 것으로 나온다
"전차가 저렇게 성공하는 동안 우리는 닭하고 노닥거리고나 있었다니..."
"아 전차 부러워. 열받네. 닭 보면서 딸딸이나 쳐야겠다" ← 개인적으로 가장 웃겼던 리플
드라마 전차남에서는 닭사이트를 또하나의 이야기로 발전시킨다. 전차를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가 그 사이트를 올려놓는데 그게 알고보니 헤어진 연인들과의 대화였고 어쩌고...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하여간 전차남과는 다른 또다른 사랑이야기를 묘사
5. 네티즌들. 실제 전차남의 네티즌들은 모두 무명으로 글을 올리기 때문에 누가 누군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지 모르는 이들이 전차에게 계속 조언을 해주며 전차남을 성공의 궤도에 올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물론 드라마 전차남도 비슷한 경우이지만, 역시 드라마적요소가 가미되다보니 전차남의 네티즌들은 전차를 도와줄뿐만 아니라 전차의 행동을 통하여 자신들의 문제도 해결해간다. 발목부상으로 농구를 포기하게 된 농구선수가 다시 농구를 시작한다던가....헤어졌던 연인들이 합쳐진다던가....이혼한 부부가 합쳐진다던가...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가 다시 집밖을 나선다던가 하는 등장인물 개인들의 에피소드도 가미
또한, 실제 전차남에서는 중도에 전차가 게시판을 떠나는 일이 없지만 드라마에서는 에르메스와 좌절하고서 게시판을 떠나게 되자 네티즌들이 밖으로 뛰쳐나와 응원.
물론 전차남 이야기가 실제로도 입소문으로 널리 퍼지고 유명해지긴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친듯
6. 에르메스가 게시판을 알게 되는 과정
실제 전차남에서는 에르메스와 사랑을 이루고서 몇일 후 게시판에 누군가 글을 올려놓는다. "에르메스가 이곳을 알게 되면 어떻하지?" 그때 전차가 간만에 등장해서 "그 일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에르메스에게 이 게시판을 보여주기로 했거든요" 하면서 에르메스에게 이를 알리는 과정도 묘사. 에르메스가 그 게시판을 읽어보면서 "내가 이런말 언제했어요", 사람들이 가슴이 작은 것이 아니냐라는 말에 "이래뵈도 C컵은 되어요" 사람들이 이상한 상상을 써놓은 대목에선 "변태"라고 하는등 게시판 이야기를 잘 받아드리며 그에 따른 재미있는 멘트도 구사
드라마 전차남에서는 에르메스가 이 게시판을 알게 되면 어쩔까 하고 전차가 고민하다가 에르메스에게 알려야겠다고 찾아가는데 그 직전에 에르메스가 동생으로부터 자신의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돌고 있다는데 격분하여 전차를 혐오하며 갈라서버림. 나중에 게시판을 보고서 그런게 아니란 것 알고 감동먹고 전차를 찾아감.
7. 오타쿠 에피소드나 윈드서핑등의 에피소드는 전혀 등장하지 않음
위에 말했듯이 실제이야기와 드라마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외에도 많지만 굵기가 굵직한것들만 모아서 비교해보았다.
드라마는 드라마 나름대로의 그 극적인 요소를 가지고 재미를 갖추었고, 실제 이야기는 실화라는 점과 그 실화가 너무 소설같은 흐름이라 재미가 있다.
전차남을 보면서 내가 왜 여자가 없는가 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내가 나중에 연애를 하게 되면 전차남이 해왔던 것들이 많이 참고가 될듯도 하다. 물론, 실제전차남 말이다. 드라마전차남식의 남녀관계는 극히 비현실적이니까.....(드라마 전차남의 에르메스는 정말 머리에 총맞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나는 매일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네버엔딩스토리 내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굿타임 내 멋대로 살지만.. 자유로우니깐♡ 나이키 스타 나무 그늘 아래 차칸소 ♡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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