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갓 졸업한 샘레이미는 동네 친구였던 브루스 캠벨과 서클의 멤버인 로버트 레버트와 모의하여 <르네상스 픽쳐스> 라는 제법 그럴듯한 이름의 제작사를 설립한다.

이때 그들이 제작한 단편 영화가 <이블데드> 의 모태가 되는 < Within the Woods > 이다. 이 작품이 호응을 얻자 용기를 얻은 이들은, 같은 내용의 장편 극영화를 연출하기로 했다. 각자에게서 차출한 지폐뭉치들과 가족 친지, 친구들에게서 구걸한 금액들을 모아 간신히 마련된 제작비는 고작 5만달러에 불과했고, 어려운 제작 여건 속에서 이들의 첫번째 장편 영화인 <이블데드> 는 완성되었다. "Book of the dead"라는 제목으로 미시간에서 개봉한 이 작품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급기야 뉴라인 시네마가 이 작품을 미국 전역에 배급하기로 하면서 <이블데드> 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블데드> 는 80년대 중반 국내 극장가에서 <사악한 공포> 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으며 많은 이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어다.
영화에서 사용된 특수효과는 사실 조악한 수준이다. 피아노 줄이 뻔히 드러나는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좀비들의 분장은 요즘 관객들이 보기에는 조잡스럽기 그지 없다. 몰입을 방해할만한 숱한 악조건들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긴장이 늦추어지지 않는 이유는 뛰어난 연출 감각에 있다. 한정된 공간 (오두막) 에서 외부로부터의 침입자 (좀비와 나무정령) 에 대항하여 벌이는 대립구도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에서, 20대 젊은 세대들이 여행을 떠났다가 하나씩 희생된다는 설정은 <텍사스 전기톱 학살> 등에서 이미 익숙하게 보아온 요소들이다. 하지만 관객의 신경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음산하기 짝이 없는 음향효과와 샘 레이미가 고안한 악마의 시점숏, 그리고 그의 페르소나 브루스 캠벨이 열연하는 '애쉬' 캐릭터는, 기존 공포영화들의 클리셰들과 어울려 적절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이블데드> 의 독특한 분위기는 훗날 수많은 게임과 소설,그리고 영화들에서 그대로 인용된다.
<이블데드> 는 흔히 '스플래터'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우선 스플래터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찍이 미국의 영화학자 [존 매카시] 가 자신의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발언한 '스플래터' 라는 용어는, 최초의 부정확하고 모호한 정의로 인해 오랫동안 오해되고 곡해되어 왔다. 81년에 발표되었던 이 논문에서 존 매카시는 스플래터라는` 용어를 '고어' 라는 용어와 혼용하여 사용하면서 스플래터의 기원을 <피의 향연> 같은 고전 고어영화나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 같은 슬래셔 영화들에서 찾는다. 이 논문의 내용이 온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모호함으로 인해 오랫동안 불필요한 논쟁이 지속되었다. 독일의 Eckhard Hammel는 '만화적인 과도한 폭력과 코믹 화된 신체훼손을 하나의 특성화된 언어로 정의하고 이러한 논리성 결여의 폭력과 고어가 영화의 장면으로 들어 온 것' 을 스플래터로 보고 있다. 여기에서 단순 명료하게 정리하자면, 스플래터는 '극적으로 강조/ 강화된 고어 효과' 이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비현실적인 신체 훼손' 이 유머를 발생시키더라도 그것이 곧 스플래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후에 등장한 <이블데드 2> 와 <블러드 디너>, <바탈리언>, 그리고 <데드 얼라이브> 같은 작품들에 의해서 '스플래터 = 고어 + 코미디' 라는 공식이 일반화 되기에 이르렀다. 80년대 이르러서 그 의미가 정리된 스플래터는 기존 영화적 가치에 대한 반대 급부 혹은, 뉴웨이브 운동 등으로 해석이 가능하며 그 자체로 하나의 하위 장르로 보아도 무방하다.

87년에 만들어진 <이블데드2> 는 스튜어트 고든의 84년도 작품인 <리 애니메이터> 에서 명백한 영향을 받았다. <리 애니메이터> 의 몇장면에서 나타난 일종의 블랙유머가 <이블데드 2> 에서는 전면에 배치되었다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거의 막가는 분위기' 인 <이블데드 2> 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앞서 말했듯이 기본적으로 샘 레이미의 전작인 단편 < Within the Woods > 그리고 <이블데드> 와 동일하다. 다시 말해 같은 영화를 세번씩이나 리메이크 한 것이다. (정확히 말해서 이블데드 2의 스토리 라인은 "이블데드 1 + 이후의 이야기" 이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이룩된 스플래터의 역사는 샘레이미를 거쳐 피터잭슨에 이르러서 집대성된다.
<이블데드 2> 는 온전히 브루스 캠벨의 영화이다. 버스터 키튼이나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는 그의 슬랩스틱 액션은 이 작품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캠벨은 이 작품에서, 악령들에 의해 집단 린치 당하고 쫓기기만 하던 전편과는 달리 '전기톱' 이라는 남근적 무기와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서 기괴한 '반영웅' 의 지위를 획득한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 을 필연적으로 연상시키는 전기톱은, 피해자 캐릭터인 애쉬에게 전형적인 가해자의 이미지를 뒤집어 씌운다. 그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며, 추격당하는 동시에 추격한다.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표현된 짧고 간결한 수술 시퀀스 (우리는 이러한 장면을 샘 레이미의 후속작들에서 계속적으로 목격하게 된다. <스파이더맨> 에서 피터가 거미옷을 만드는 시퀀스를 떠올려보자) 를 통해서 전기톱과 애쉬의 몸이 합체되고, 신체의 부분적인 기계화가 이루어지는 이 기괴한 순간은 'GROOVY' 라는 대사와 함께 역사적인 장면으로 기억된다. 2편의 마지막과 이어지는 <이블데드 3 (93')> 은 거의 액션 영화로 탈바꿈하여 평가 절하되는 비운을 겪었지만, 브루스 캠벨의 다양한 슬랩스틱 연기는 여전히 유효하여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독한 반영웅에 대한 이야기에서 특유의 재능을 발휘하는 이 젊은 감독은 거대 자본의 도움으로 탄생시킨<다크맨> 이 냉혹한 평가를 받고 실패하면서 주춤거리는 듯 했다. 결국 <스파이더맨> 으로 화려하게 돌아온 샘 레이미는, 온전히 자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스파이더맨 2> 에서 녹슬지 않은 절정의 감각을 선보인다. 그에게 있어서 항상 차기작으로 거론되어 왔던 <이블데드 4> 의 제작이 과연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우리는 모두 샘 레이미와 이 매력적인 시리즈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매일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네버엔딩스토리 내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굿타임 내 멋대로 살지만.. 자유로우니깐♡ 나이키 스타 나무 그늘 아래 차칸소 ♡클래♡
댓글을 달아 주세요